현상학과 분석철학의 차이점과 공통점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2

몇시간전에 작성해서 올린 저의 의견에 대해 배철님과 저가 열띤 토론을 했는데요. 전 우선 배철님이 말씀해주신 것도 탁월한 견해가 된다고 봅니다. 제가 분석철학에서 언어분석을 할때는 인본주의적인 전제에서 해야 하고 이 인본주의적인 것을 현상학이 비판한다면 그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인본주의적인 것이 보존되는 분석철학도 있지만 위배되는 분석철학도 있다는 것인데요. 예를 들면 분석철학자이면서 드러내놓고 제거주의를 주장한 얼마전 타계하신 데닛 교수님과 같은 시도가 분석철학계에서도 있기에 현상학이 이를 비판하면 그 의미를 잘 이해해서 현상학과 같이 가는 것도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분석철학자 중에서는 자신의 입장이 딱히 제거주의가 아니더라도 현상학과 분석철학의 비교가 대상화되면 현상학에 반대되는 논거에만 집중하면서 현상학 비판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차이성을 강조하는 한 실천이 되지만, 그 효과는 제거주의에 대한 간접적인 옹호가 되서 문제입니다.

제가 지향하는 언어 분석은 현상학에서 말하는 인본주의적인 인식과 그 결을 같이 하구요. 정대현 교수님과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박이문 교수님은 저서에서 일상언어분석철학자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세심한 법관과 같다고 하셨는데 이는 일상언어분석을 처음 제안한 오스틴 같은 철학자가 쓴 논문이 법적인 분쟁에서 양해가 가능한 구조를 시사하는 논문으로부터 시작되서네요. 이 경우에 세심한 법관은 규범으로 난도질하는 제거주의가 되기보다 분쟁에 처한 사람들의 사정을 잘 살펴보고 분쟁을 해결해주는 차이를 좁히는 역할이라고 유비될 수 있네요.

교수님도 이어서 나오는 논증에서 언급하시기를 현상학에서 후설이 근원이지만 후계자들이 어떤 철학적 앎의 내용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를 찾아볼 수 있다고 하십니다. 차이가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이 차이에 의해 각자가 연관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메를로-퐁티가 몸의 철학을 현상학에 도입한 것이 기존의 현상학에서 소홀했다고 해서 그것이 그것 자체로 비현상학이 아니듯이, 참고하거나 발전적이면 계보에 속하게 되죠. 헤겔도 관념론으로 분류되지만, 현상학적 관점에서 참고 대상이 되었을테고 사르트르가 이를 발전시킨 것으로 봅니다. 이 경우에도 인본주의라는 대전제가 있어서 각자의 현상학적 개념들의 주목이 다르더라도 독단이 아니라 발전적 계승일 것입니다.

제가 발견한 현상학과 분석철학의 공통된 개념 체계로 아래와 같은 것을 우선 채택해보고 싶네요.

무어의 선함 연구
그라이스의 자비원리
크립키의 고정지시어 논의
양상논리의 개발
로티와 맥도웰의 논의
체험주의의 몸에 대한 긍정과 교육적 목적 논의

이들의 논의가 현상학적으로는

헤겔의 정신적인 발달사로서의 변증법의 의의
브렌타노의 논의에 대한 럿셀이 아닌 치좀의 문제 의식
후설의 엄밀학으로서의 철학 논의
하이데거의 존재 원리의 중요성 논의
사르트르의 대자 논의
메를로-퐁티의 몸의 철학 논의

이들에 대해 차이점을 논의하기도 하고 공통점을 논의하기도 할때 배철님처럼 차이점에 주목해서 경계를 허무는 것을 우려하시는 것은 아마도 데닛 교수님과 같은 시도가 있을때 그 경계허물어짐이 존재 의의 보존에 저해가 될 수 있어서이고 저도 이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서 진도가 나가서 논거가 인식되면 제가 이 글에서 한 것과 같은 저의 고유 이해를 저 위에 개념 목록의 공통점으로 풀어가려고 하네요. 이 경우에도 위에서 언급했듯이 현상학적인 비판을 분석철학자가 격퇴만 하지 말고 이를 찬성하면서 분석적 논증을 하는 것이 철학적 앎에서 중요한 함축이라는 것이네요.

박이문 교수님이 철학적 앎에 대해 스스로를 과학과 구별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체제가 있다고 하실 때도 전 찬성합니다. 이 경우의 과학은 내포적으로 환원주의 일변도의 과학이고, 제가 이를 발전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인본주의를 지키는 인지과학이네요. 체험주의가 지지하는 인지과학도 이런 견지에서 참이고, 이 경우에 인지과학과 현상학이 같이 가는 것을 참고하면, 위에서 말한 분석철학자가 현상학의 비판을 받아들이는 것의 한 실천 예시가 된다는 문제 의식으로 논구를 하려고 합니다.

저에게 의리를 배풀어주신 존경하는 배철님과 은근히 주고받은 토론 배틀(?)을 벌이다보니 이런 문제 의식을 분명하게 언급해야 할 것 같아 따로 작성합니다. 배철님이 말씀하신 것의 의의를 알고 있네요 ^^

위의 개념들을 더 살펴봐서 연결고리를 찾으면 좋은데, 일단 교수님들이 저술하신 문헌부터 보면서 생각을 가다듬어야겠습니다. 전 분석철학을 주로 할 생각이지만 데닛 교수님과 같은 제거주의는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같은 학문을 하는 사람으로서 존중은 하지만, 이분이 제시하시는 논증은 존재 의의를 훼손한다는데 있구요. 이를 비판하는데 저의 생각이 자리하네요. 배철님께서 언어철학을 비판하실때와 같은 인식인 것 같습니다.


14년전쯤 참고한 사르트르의 현상학과 분석철학적 논의 융합 논의는 https://www.amazon.com/Sartres-Concept-Person-Analytic-Approach/dp/0870231855 에서 참고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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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번역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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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청색공책
청색공책은 프리랜서 프로그래머이자 정보 제공자입니다. 어린 시절의 몸 고생 마음 고생을 이겨내고 활로를 찾습니다. 평소에는 주로 탐구 생활을 하고 있으며 글쓰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관심분야가 특징이구요. 도서관 사서와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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