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삶의 만족에 대한 상념

종교에 귀의한다는 말이 있죠. 삶에서 팍팍한 생활을 하면서 고생을 하다가, 종교인 분들의 배려와 박애 정신에 의해 구원받는다는 의미도 있는 말이네요. 많은 경우 종교를 믿으시는 분들은 신을 믿든 삶의 가르침을 믿든 인간관계도 잘 해나가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귀의한다는 말의 여러 실재적인 쓸쓸한 근원이나 여러 비극적인 근원임에도 해피 엔딩으로 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존주의자로 평화론적이고 구명적이었던 카뮈의 이방인 극화에서도 종교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은 주인공의 일화가 나오네요. 마지막 구원의 조건이 되는 종교를 안받아들인다는데 대한 해석이 각자 다릅니다.

종교는 분명 좋은 점이 많은 공동체의 집단무의식입니다. 신화적인 상상력인 신과 사탄의 대립이라는 그리스도교의 정신과, 역시나 신화적인 상상력인 사천왕, 보살 신화들은 공동체적이고 집단화된 무의식을 이루는 기원이죠. 교리가 존재해도, 교인들 각자의 자율성에 의해 믿어지고 채택되어 체현이 각자 다릅니다. 누군가는 마귀를 쫒는 사역을 하고, 누군가는 이를 비판하고, 누군가는 이슬람 경전의 예수가 그리스도교의 예수와 다르다고도 하네요. 그리고 장로회 소속의 교인도 직업이 정치인이면, 유대교와 이슬람의 화합 조약을 맺도록 그 이론적 기반을 인정해주기도 하죠. (Abraham Accords)

이런 배경에서 일정한 기준으로 종교가 교인들을 규합할때, 봉사활동이나 경건한 금식과 같은 실천적 지침으로 옳은 방식의 삶을 살도록 권유합니다.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본능이나 동물적인 것보다 이타적이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려는 자부심과도 연관되어 있어서, 이를 실천하는 교인들은 삶의 만족도도 높아지죠. 서로 모여 찬송하면서 감정의 고양을 함께 하고, 힘든 이웃을 도우면서 휴머니즘에 참여한다는 효능감도 갖고, 도덕적인 것을 권하면서 밥을 굶던 이웃을 대학 졸업도 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지점에서 무신론자들도 유난히 자기 입장만을 주장하는 스타일이 아니면 종교인들의 사회 참여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질 것입니다. 물론 마음속에 임재하신다고 할때, 세계관과 같은 개념에 대해서도 비판을 하는 그리스도교인을 만난적이 있네요. 그리고 마음속에만 임재하신다는게 무엇인가, 실존하신다고 하지 않으면 나는 인정을 못한다는 것과 같이 무신론자인 저도 이해는 하지만, 시대상으로 보면 십자군 전쟁과 같은 근원이 아닌가 싶기도 할때가 없지는 않습니다.

저는 종교에 귀의할 생각은 없으나, 정말로 지푸라기라도 붙잡을 수 없는 삶의 상태에 있으시다면 종교 귀의도 하나의 구원 방식이기는 할 것입니다.

종교는 집단무의식의 공동체적인 발현이네요. 융이 말했듯이 경험론적으로 보면 교리가 우리에게 주는 순기능도 있고 (위에 말한 효능감) 교리에 구속되는 역기능도 있듯이, 교회를 떠나 있으면 일정 정도 자기 삶의 자율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어쩔 수 없이 공동체이기 때문에 따라야 하는 선택은 생각보다 세속화된 측면도 있어서, 이를 따르지 않는 것이 흔히 말하는 종교없이도 윤리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말도 됩니다.

모든 것은 추론적이고 사용 방식적이라, 도킨스 교수님이 최근 유튜브에서 비판하셨듯이 동정녀 마리아에 대한 진리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여러 갈래의 파급이 있네요. 동정녀에 대한 의미와, 막달라 마리아와 같은 동명이인, 종교 교리가 구속적일때 여러 신화적 요소들이 이상하게 변질되는 예 (융이 꿈 해석에서도 언급합니다) 이런 것도 있기는 한데, 교회에 머물면 이런 것들에 대해 그냥 살아가는 불편한 진실일 수가 있네요. 특히 솔로몬 일화에서 돌아온 탕자로 평가되는 인생도 잘 살펴보면 그러하지 않은 것이 소문적으로 와전되는 것도 있는 것이 공동체입니다.

그래도 저는 종교의 순기능을 믿는 사람입니다. 융과 같이 해석의 대상으로 하면서, 순기능과 역기능을 다 실재적으로 있는 일이라고 인정한다는 것이죠.

일단 이렇게 정리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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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청색공책
청색공책은 프리랜서 프로그래머이자 정보 제공자입니다. 어린 시절의 몸 고생 마음 고생을 이겨내고 활로를 찾습니다. 평소에는 주로 탐구 생활을 하고 있으며 글쓰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관심분야가 특징이구요. 도서관 사서와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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