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눈 (Shanghai Noon)
감독: 톰 데이
주연: 성룡, 오웬 윌슨, 루시 리우
제작사: 터치스톤 픽처스, 스파이글래스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2000년 5월 19일
동양과 서양은 고래로부터 교류도 하고 전쟁도 벌였다. 실크로드를 통해서 상업적인 교류도 하고 몽골이나 근대의 서양 식민지 확충도 있었다. 사상적으로도 중동의 과학이 유럽에 전파되기도 하고 식민지 시대에는 근대화를 주기도 하는 등의 영향을 주고 받았던 것이다.
현대에 오면 현대화된 국가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그다지 다른 점이 많지는 않게 되었으나, 미국인들이 동아시아의 선 불교 사상에 대해 경건함을 가지기도 하고 한국인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이민을 하는 등의 서로에 대한 궁금함이나 경외심이 있기도 하니 동양과 서양의 만남은 의미가 깊은 무엇이다.
성룡과 오웬 윌슨이 주연한 영화 상하이 눈은 이런 동서양의 서로를 향한 관심과 소통이 없어왔던 시절을 배경으로 극적인 설정을 가미해서 만든 코미디 액션 영화로 서부개척 시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우정에 대한 극화로 만들어졌다. 약간의 가벼운 설정이다보니 아주 큰 임팩트는 없는 주제라고도 할 수 있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장면이나 컨셉이 상당히 재미있고 별다섯개 만점에 세개 정도의 별을 줄 수 있는 오락영화이면서 가족들끼리 휴일이 서로 같이 웃으며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볼만한 영화 같다.
미국이 서부개척 시대일때 영국의 왕정에 반기를 들고 공화국으로 발돋움하던 시절의 시대 설정에, 청나라에서 황제가 지배하던 시절의 충성스러운 파견자와, 카우보이로 활동하던 껄렁한 젊은이가 만나 친해지고 서로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과정에서 있던 일이 동양과 서양이 함께 만나면 어떤 스토리를 만들까?와 같은 질문에 상상력이 가미되어 상당히 재미있는 전개로 극화가 되어서 좋다.
성룡이 나온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액션이 들어갈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사실 홍콩에서 만든 성룡 액션 영화에 비해서는 액션씬 비중도 낮고 멋이 아주 있지는 않은 구성이다. 이보다는 미국이 현대국가로 되기전의 자연경관의 장면들, 악당들과 얽히는 설정, 여러 기발한 코미디 기법 등이 합해져서 액션 씬의 불만족스러움을 상쇄하는 것 같다. 사실 권선징악의 전개는 누구나 해결이 되는 뻔한 스토리라고 생각하면 재미가 없을 수도 있는데, 나름대로 비약이 심하지는 않고 각각의 장면마다 웃음거리를 전달하려는 노력이 꽤 매끄럽게 전개된다.
스토리는 스포일러가 되면 재미가 없을테니 생략하겠다.
결말에 약간의 억지처럼은 보이는 짝맞추어주는 결말과 같이 조금 개연성이 없는 부분도 없지는 않은데, 그보다 스토리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여러 유형의 미장센이나 연기들이 재밌다고 하고 싶다.
동양과 서양의 친구사귐이라는 설정에서 보면 단순한 설정이더라도 즐길 수 있게 상상력을 발휘해서 만든 영화라는 점에서 의의가 찾아질 것 같다. 현대물이 아니라, 19세기의 한 장면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성룡이 할리우드에서 데뷔하던 초창기 시절의 영화라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고 오웬도 주목받기 시작할때의 영화 같다. 루시 리우와 같이 그당시에 주목받은 여배우도 포인트다.
나름대로 별다섯개에 세개는 줄 수 있을 것이다. 영화에 작가주의적인 기준을 들어보면 별두개반 정도겠으나 나는 재미있게 보았으니 별세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