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언어의 특성들

박이문님은 <예술철학>이라는 저서에서 예술과 언어의 동연성에 대해 논의하시면서 정상언어와 비정상언어의 구별을 하시고 있다. 예술 언어는 비정상 언어인데, 예술 언어가 비정상적이라고 할 때의 의미는 언어의 특성이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구사자 고유의 기지에 기반하면서 원리에 너무 얽메이지 않고 수행되는 성질을 의미함이다. 예술 언어가 예술일 수 있는 근본적 구조가 바로 이 비정상 언어에 의한 것이라고 하신다. 이에 대해 읽은 것을 요약해본다.

예술이 언어와 동연적이라는 것은 무엇에 관해 말하려고 한다는데서 찾아진다. 특히나 문학 작품에서 잘 드러난다. 문학 작품은 그 기능을 완수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한다. 구문 구조를 비틀어 줄 수도 있고 은유와 상징을 쓰기도 한다. 단어나 문장, 문체등의 기본 요소는 문학 언어나 비문학 언어에서 모두 존재한다. 문학 언어를 비문학 언어와 구별시켜주는 것은 이런 기본 요소가 아니라, 그 언어의 용도, 즉 사용적 방법에서 찾아져야 한다.

문학으로서의 언어는 비정상 언어이며 비문학과의 다른 사용 구조를 유난히 돌출시키면서 상징적으로 쓰이는 특성이 유달리 강하다. 시를 예로 들면 직접적으로 대상을 말하기보다, 은유적인 사용적 용법에 의해 심상을 말하려고 한다. 같은 문자라는 매체에 의해 말하고 있지만, 문학 언어로서 쓰인 구문 구조로는 예컨데 “권투선수가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라는 은유적 문장이나, 심지어 전통적 구문 구조에서 허용이 안되던 “굿ㅋ왕ㅋ”와 같은 언어도 이해가 된다. 이는 사용적 용법으로서의 표현과 그에 대한 해석을 중요시한다는데서 구문 구조의 엄격함보다 이탈의 경향을 유달리 돌출시키는게 비문학 언어에 비해 자유롭게 허용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문학 언어는 근본적으로 규칙 이탈적이다.

그러면, 모든 문학 언어가 규칙 이탈적인가? 그렇지는 않다. 문장 구조를 심하게 비틀지 않은 작품들도 많이 있다. 그래도 문학 작품으로 분류되는 경우는 흔하다.

단어, 문장, 문체 같은 것만으로는 구별이 쉽지 않다. 문장 구조만으로는 구별이 안되는 문학 작품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부분들로 구성된 통일된 전체가 구별의 기준이 된다면, 한번에 구별되는 개념이 찾아질 것이다. 즉, 모든 구문 구조와 의미 작용으로 구성된 전체로서, 담론이라는 것이 존재해서, 그 의미를 해석하기를 바라고 있을 때, 문학 작품은 언어적인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있고 비로소 해석의 대상이 된다.

담론은 언어의 기능으로서 <문학적 담론>도 있을 수 있고 <비문학적 담론>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두드러진 특징적 차이가 있다면, 후자는 일차적이고 직접적인 의미를 나타내려고 하지만, 전자는 이차적, 은유적인 사용에 집중한다는 것에 그 차이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차적이라는 의미가 중요한데 이는 글자 그대로의 지칭을 의도한다기보다, 읽는 이의 해석과 심상의 생성에 더 집중한다는 의미에서 참이다. 규칙이 일정부분 위배되어도 문학적 담론은 가능하다. 그래서 이상의 시 구조나 “우왕, 굳ㅋ왕ㅋ” 같은 이탈적 구문도 훌륭한 표현양식으로 인정받는다.

해석과 심상의 생성에 집중함은 곧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루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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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청색공책
청색공책은 프리랜서 프로그래머이자 정보 제공자입니다. 어린 시절의 몸 고생 마음 고생을 이겨내고 활로를 찾습니다. 평소에는 주로 탐구 생활을 하고 있으며 글쓰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관심분야가 특징이구요. 도서관 사서와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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