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하시는 분들은 생각의 전문가분들이시고 개념 하나 표현 하나를 보셔도 배후의 원리를 알아채시는 능력이 탁월하십니다. 대다수의 분들이 공동체적인 삶을 살아오셔서 윤리적인 준수 능력도 있으시죠.
그런데 상당히 많은 경우 근래 10여년간의 철학붐에 의해 철학을 하고 싶은 의욕을 느끼신 분들이 자기의 평소 생각을 구체화하라는 지침을 자주적으로 포착하시고 자신감있게 생각을 전개했는데 너무 비난조가 된다든가, 학생들이 쓰는 유행어를 쓴다든가 하는 스타일로 글을 쓰실때가 있네요.
물론 자기의 생각을 자유롭게 전개하는 스타일에 대한 기준은 아주 엄격하면 제약조건이 되어 추천되는 바는 아닌데요. 요즘 철학도분들은 글에 임팩트를 주기 위해 일부러 재기발랄하게도 쓰시지요. 제가 목격한 스타일은 요즘 10대 스타일의 표현법처럼 아래와 같은 감각이 들어간 글에 대한 의견입니다.
- 수박겁탈기 ← 수박 겉핥기
- 일해라 절해라 ← 이래라 저래라
- 덮집회의 ← 더치페이
- 공항장애 ← 공황장애
- 임신공격 ← 인신공격
- 고정간염 ← 고정관념
- 시럽계 ← 실업계
- 사생활치매 ← 사생활 침해
- 아동확대 ← 아동학대
- 바람물질 ← 발암물질
- 오회말카드 ← OMR카드
- 육구시타리아 ← 요크셔테리어
- 곱셈추위 ← 꽃샘추위
- 에어콘 시래기 ← 에어컨 실외기
- 나물할데 없다 ← 나무랄 데 없다
- 장례희망 ← 장래희망
- 골이따분 ← 고리타분
- 마마잃은중천공 ← 남아일언 중천금
- 일치얼짱 ← 일취월장
- 동전의 가보치 ← 동전의 값어치
- 삶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부랄이던 눈 ← 부라리던 눈
- 소 잃고 뇌 약간 고친다 ←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 귀신이 고칼로리 ← 귀신이 곡할 노릇
시대가 바뀌면 표현법도 바뀌고 공통감도 바뀌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일정 정도의 재기발랄함은 함께 살아온 흔적이네요. 여기에 사농공상의 정신이 남아있던 권위적인 사회에서 언어에 대한 제한점은 어느 정도 완화됩니다. 그 예로 국립국어원에서도 권위적인 문법 지향보다는 만우절 장난을 말장난으로 트윗하는 파격도 보여주죠. 하지만, 철학을 한다면 보다 더 높은 경지를 추구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기의 생각을 자유롭게 구체화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는 것은 객관적으로 자기의 글을 볼 수 있는 능력을 말한 것입니다. 아주 의욕적으로 자기의 생각을 자각하고 구체화한 글을 처음 대하면 자기가 쓴 글이기에 남들도 같은 느낌을 갖는다고 생각할 수 있네요. 이경우에도 기준을 높게 잡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게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에도 일정정도 잘 쓴 글이어도 일부러 한풀 꺾인 자조적인 평을 주로 내립니다. 이는 자만을 막고 늘 발전하려는 태도를 지속하는데 도움이 되는 태도입니다. 특히나 위와 같은 말장난을 그저 웃자고 하는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다면 MZ세대 존중론에도 불구하고 철학과는 상관없는 감각 같은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한단계 더 높은 경지에서 겸손하고 객관적으로 자신의 글을 바라보되 비굴하지 않고 선을 지키면서 의견을 자신있게 밀고나가는 노하우가 중요한 것 같애요. 저도 늘 잘하는 것은 아닌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토대 위에서 자기 생각도 가치가 주어지게 되고 객관적으로 낮추어보더라도 발전가능한 가능성이 남겨져 있음을 알면 글도 장난일변도로 안쓰고 철학적인 자격이 주어지는 논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글은 이해는 되는데 아주 잘쓴 글은 아니군요 ^^ 그래도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어울리는 친구분들과 재밌는 담소를 나눌때 위에 정리한 말장난을 하신다면 그것도 인맥과 어울리는 방법이지만 때로는 진지하고 심각하게 사물과 사태를 바라보는 덕목도 갖추면 좋습니다.
제가 활동하는 카페에서도 있던 논의인데요. 철학을 하겠다고 결심했다면 한 단계 더 높은 견지에서 자기 생각을 구체화하는게 하나의 불문율적인 규준입니다. 이 능력이 내재화되어 익숙해지면 정말 멋진 사람 되는 것이죠.
우뢰매의 에스퍼맨처럼 되세요 ^^ 남들이 볼땐 평소대로 하지만 남들이 안보는 장소에서 영웅적인 변신을 하기. 그리고 그 영웅성이 밝혀지면 기분이 좋겠죠? 너무 무게잡는게 불편하시면 참고할만한 롤모델이 있습니다. 예능에 나오시면 유머구사를 잘 하시다가 학문이나 시사 논객이 되시면 멋있어지시는 유명인사를 잘 탐구해보세요. 서민 선생님이나 박지훈 변호사님 아시죠? 이분들의 개인기를 보시고 또래들과는 또래들과 같이 어울리고 철학할때는 철학하는 겸비함도 가능한 선택지입니다. 이 경우에도 정도는 지키셔야 하고 이분들의 언어구사와 사유의 심도에서 배울 점을 찾읍시다.
이게 잘 되면 잘 어울리고 철학도 잘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즐겁고 객관적인 철학이 되셨으면 합니다.